AI 신약 개발은 실제로 얼마나 진전됐을까? 1000억 달러 투자와 승인 제로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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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공지능)가 새로운 약을 설계하는 'AI 신약 개발'은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화려한 홍보의 이면에서 실제로는 얼마나 진전되었을까요? 이 글에서는 AI 신약 개발의 실적과 과제를 검증합니다.
2026년 9월 기준으로, AI가 설계 또는 발견한 의약품 중 FDA(미국 식품의약국), EMA(유럽의약품청), PMDA(일본 의약품·의료기기 종합기구) 중 어느 곳의 승인도 받은 것은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이는 놀라운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전 세계에서 AI 신약 개발에 대한 투자는 1000억 달러(약 15조 엔)를 넘어섰으며, 2022년부터 2026년에 걸쳐 의약품 개발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임상 개발 중인 AI 유래 프로그램은 173건이며, 그중 15건이 이미 Phase III(페이즈 3, 최종 단계의 임상시험)에 진입했습니다. 즉, 파이프라인(개발 중인 약 목록)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업계 애널리스트의 예측에 따르면, 최초의 완전한 AI 설계 약의 승인은 2027년에서 2028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이 예측은 지난 3년간 매년 뒤로 밀려 왔습니다. 당초에는 2024년이나 2025년에 승인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흥미롭게도 AI 신약 개발은 Phase I(페이즈 1, 안전성을 확인하는 초기 임상시험)에서 매우 높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80%에서 90%의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기존 약의 40%에서 55%라는 성공률을 크게 웃돌고 있습니다.
그러나 Phase II(페이즈 2, 효과를 확인하는 중기 임상시험)가 되면 상황이 일변합니다. 성공률은 약 40%로 떨어지며, 이는 기존 약의 37%와 거의 다르지 않습니다.
최종적인 승인 확률도 8%에서 12% 범위에 그쳐, 업계 평균값과 같은 수준입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이유는 AI가 학습하는 데이터의 성격에 있습니다.
AI는 전임상 데이터(실제 인간에게 투여하기 전의, 시험관이나 동물 실험 데이터)로 훈련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약다운 분자'를 만드는 것은 잘합니다. 약다운 분자란, 체내에서 적절히 흡수되고, 분해되기 어려우며, 독성이 낮은 화합물을 말합니다.
Phase I은 주로 안전성을 확인하는 시험이므로, AI가 만든 '약다운 분자'는 통과하기 쉽습니다.
반면 Phase II나 Phase III에서는 '실제 인간의 병에 효과가 있는지'가 시험됩니다. 즉, 분자가 약다운 성질을 갖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복잡한 인체 메커니즘 안에서 실제로 효과를 발휘해야 합니다.
현재의 AI 모델은 이 '실제 인체에서의 효과'를 예측하지 못합니다. 전임상 데이터와 인간에서의 효과 사이에는 큰 격차가 있으며, 이를 '트랜슬레이셔널 바이올로지(중개 생물학)의 문제'라고 부릅니다. AI는 이 격차를 간과하고 있는 것입니다.
1000억 달러라는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승인된 약이 아직 한 건도 없을까요?
전문가에 따르면, 또 다른 구조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속도를 우선시한 AI 시스템일수록 규제 당국에 제출하는 데 필요한 문서화 체계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약의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개발의 전 과정을 상세히 기록하고, 데이터의 신뢰성을 증명해야 합니다. 그러나 효율을 최우선으로 설계된 AI 플랫폼은 이 문서화 프로세스를 뒤로 미루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빠르게 약을 찾을 수 있는 AI'와 '규제 당국이 승인할 수 있는 형태로 약을 개발하는 프로세스' 사이에, 또 하나의 격차가 존재합니다.
이 때문에 2026년의 전망은 "검증과 실망이 거의 같은 비율로 찾아오는 해"로 평가됩니다. 일부 기업은 성과를 내기 시작하고 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사례도 같은 만큼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모든 것이 실망인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가장 앞선 사례는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이라는 기업이 개발한 'rentosertib(렌토세르티브)'입니다. 이는 TNIK 억제제(체내 특정 단백질의 작용을 억제하는 약)로, 특발성 폐섬유증(폐가 굳어지는 난치병)의 치료제로서 2026년 7월 7일에 Phase III 임상시험에 진입했습니다.
이것은 AI 설계 약이 최종 단계 시험에 도달한 가장 앞선 사례입니다.
또한 Generate:Biomedicines라는 기업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Phase III에 도달했습니다. Iambic Therapeutics는 ALS(근위축성 측삭경화증, 난치병의 하나)를 위한 AI 설계 약을 Phase II에 진입시켰습니다.
이들 기업에 공통된 점은, "AI를 완전한 대체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프로세스를 보완하는 도구로서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AI 신약 개발은 과대광고에 불과했던 것일까요? 답은 아니오입니다. 다만, 현실적인 평가가 필요합니다.
AI는 신약 개발의 '초기 단계', 즉 컴퓨터를 이용한 후보 화합물 탐색에서는 확실히 개발을 가속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수년이 걸리던 작업이 수개월 만에 완료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또한 데이터의 형식이 통일되지 않은 경우나, 데이터 양이 적은 경우에는 AI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과제도 있습니다. 방대하고 질 높은 데이터가 있어야 비로소 AI가 힘을 발휘합니다.
나아가 저분자 의약품(화학 합성으로 만드는 작은 분자의 약) 이외의 분야, 예를 들어 항체(면역계 단백질을 이용한 약)나 핵산(DNA나 RNA를 이용한 약), 세포 치료 등에서는 현재의 머신러닝만으로는 불충분합니다. 분자 시뮬레이션이나 수리 모델링 등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전문가들은 "AI를 과신하지 말고, 기존의 지식과 결합하여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AI 신약 개발은 분명히 신약 개발의 초기 단계를 극적으로 가속하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병을 치료하는 약'이 되기까지는 아직 많은 장벽이 남아 있습니다. 기대와 현실의 격차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앞으로의 발전에 빠질 수 없는 요소입니다.
이 글은 AI Friends 에서 크로스포스트된 글입니다.